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오픈AI(OpenAI)와 오라클(Oracle)이 손잡고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4.5기가와트(GW) 추가로 확장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1.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1.1 프로젝트 개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 오라클, 소프트뱅크(SoftBank)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는 합작 벤처로, 미국 내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로 공식화되었으며, 향후 4년 동안 약 **5,000억 달러(약 690조 원)**를 투자해 최대 10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이번 4.5GW 추가 확장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핵심 단계로, 기존에 텍사스주 애빌린(Abilene)에서 진행 중인 스타게이트 I 부지를 포함해 총 5GW 이상의 전력 용량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는 약 200만 개 이상의 AI 칩을 구동할 수 있는 규모로, 미국 내 AI 인프라의 새 역사를 쓰는 프로젝트입니다.
1.2 4.5GW 어느정도일까?
4.5GW라는 숫자는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를 비유로 설명하자면, 이는 미국 내 약 4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합니다. 또는 대형 수력발전소인 후버댐 2개 이상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이처럼 엄청난 전력 용량은 AI 모델 학습과 추론(inference)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오픈AI의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이번 확장은 최대 40만 개의 엔비디아 GB200 칩을 탑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하며, 이는 기존 xAI의 콜로서스 데이터센터(20만 개 H100 칩)보다 훨씬 큰 규모입니다. GB200 칩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이전 세대 H100 칩 대비 최대 30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오픈AI와 오라클의 협력: 무엇이 특별한가?
2.1 오라클의 역할
오라클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입니다. 이번 계약에서 오라클은 4.5GW 규모의 컴퓨팅 연산 용량을 제공하며, 이를 위해 미국 전역에 여러 데이터센터를 신규 구축할 예정입니다. 특히, 텍사스 애빌린에 위치한 스타게이트 I 부지는 이미 일부 구역이 가동 중이며, 오라클은 지난달 엔비디아의 GB200 랙을 공급해 이 시설의 성능을 강화했습니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회장은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오라클은 스타트업 **크루소(Crusoe)**와 협력해 애빌린에 이미 1.2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바 있으며, 이를 추가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2.2 오픈AI의 전략
오픈AI는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개발하며 AI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운영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크게 의존해 왔습니다. 이번 오라클과의 협력은 오픈AI가 클라우드 파트너를 다변화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Sam Altman)은 이번 프로젝트를 “이 시대 가장 중요한 인프라 프로젝트”라고 평가하며, AI 기술이 암 치료용 맞춤형 백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주요 특징과 기대 효과
3.1 기술적 특징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는 고밀도 AI 전용 연산 환경을 목표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범용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대규모 GPU 클러스터: 텍사스 애빌린의 스타게이트 I 부지는 최대 40만 개의 엔비디아 GB200 칩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AI 컴퓨팅 클러스터로, 기존 xAI의 콜로서스(20만 개 H100 칩)보다 월등한 성능을 제공합니다.
첨단 냉각 기술: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열을 발생시키므로, 효율적인 냉각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며, 첨단 냉각 기술을 도입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전력 공급: 4.5GW의 추가 전력은 가스터빈과 같은 소규모 발전 시설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3.2 경제적·사회적 효과
오픈AI는 이번 확장이 미국 내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단기 건설직, 운영을 위한 정규직(예: 전기 기술자), 그리고 지역 서비스업 등 간접 고용이 포함됩니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미국 경제 활성화와 AI 기술 선도를 목표로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미국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선언”이라고 평가하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4.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도전 과제
4.1 사업 차질 논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초기 계획 대비 진전이 더디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025년 1월 발표 이후 6개월 동안 단일 데이터센터 건설 계약도 체결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며, 단기 계획을 축소해 연말까지 소규모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오픈AI는 이러한 보도 직후 4.5GW 확장 계획을 발표하며, 프로젝트가 순항 중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사업 차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적 발표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4.2 환경적 우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 소모로 인해 환경적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텍사스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1GW로, 이는 7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에 해당합니다. 특히, 물 부족 지역에서의 데이터센터 건설은 추가적인 환경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오픈AI와 오라클은 재생에너지와 첨단 냉각 기술을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5. AI 데이터센터의 글로벌 경쟁과 한국의 기회
5.1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미국이 글로벌 AI 인프라 선도를 목표로 하는 중요한 움직임입니다. 현재 중국, 유럽, 중동 등 여러 지역에서도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화웨이는 자국 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며 AI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 비전의 일환으로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계획 중입니다.
오픈AI와 오라클의 이번 협력은 미국이 이러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특히, 엔비디아의 GPU 공급망과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명확합니다. 이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AI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5.2 한국의 AI 데이터센터 현황과 기회
한국 역시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칩 제조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일본과 한국 내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며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재팬은 2024년 말 기준으로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이를 2026년까지 2GW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으로서 AI 칩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강화할 기회가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재생에너지 기술과 5G 네트워크는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로, 글로벌 협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큽니다.
5.3 한국 기업이 나아갈 길
한국 기업들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협력과 규모의 경제입니다. 오픈AI와 오라클은 각각 AI 기술과 클라우드 인프라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삼성전자(반도체), SK텔레콤(통신), 현대중공업(에너지) 같은 다양한 산업군이 협력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AI 칩을 공급하고, SK텔레콤이 5G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현대중공업이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협력한다면, 한국도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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