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PC, 신경퇴행성 질환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단백질 데이터세트 공개!

GNPC, 신경퇴행성 질환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단백질 데이터세트 공개!


신경퇴행성 질환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전측두엽 치매, 루게릭병(ALS) 등 뇌와 신경계가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질환들입니다. 이러한 질환들은 환자와 가족에게 큰 부담을 주며,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치매는 현재 전 세계 사망 원인 7위로, 70세 이상에서는 4위에 해당하는 주요 사망 원인입니다. 이처럼 신경퇴행성 질환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도전 과제입니다.

2025년 7월 16일, 글로벌 신경퇴행성 단백질체학 컨소시엄(GNPC)이 세계 최대 규모의 신경퇴행성 질환 관련 단백질 데이터세트를 공개하며, 이 분야 연구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이 데이터세트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주요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GNPC와 단백질 데이터세트란?

GNPC는 어떤 곳인가?

글로벌 신경퇴행성 단백질체학 컨소시엄(Global Neurodegenerative Proteomics Consortium, GNPC)은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를 위해 2023년 설립된 국제 공공-민간 협력체입니다.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과 빌 게이츠의 게이츠 벤처스(Gates Ventures)가 주도하며, 전 세계 23개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GNPC의 목표는 신경퇴행성 질환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밝히고, 조기 진단 및 치료법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단백질 데이터세트란?

단백질 데이터세트는 생체 시료(혈장, 뇌척수액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데이터 모음입니다. GNPC는 3만 5,000여 건의 혈장과 뇌척수액 샘플, 그리고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여 2억 5,000만 개 이상의 고유 단백질 측정값을 포함한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세트를 완성했습니다. 이 데이터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전측두엽 치매, 루게릭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특정 단백질을 식별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 데이터세트를 책으로 비유하면, 이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라는 복잡한 이야기책의 각 페이지에 쓰인 단백질 정보를 정리한 방대한 도서관입니다. 연구자들은 이 도서관에서 특정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이라는 ‘단어’를 찾아내고, 그 단어가 어떻게 질병을 일으키는지 해석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세트 공개의 주요 성과

GNPC는 2025년 7월 16일, 이 데이터세트를 공개하며 초기 분석 결과를 국제 학술지 Nature MedicineNature Aging에 4편의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들은 신경퇴행성 질환과 노화 연구의 핵심 질문들을 해결하는 데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1.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단백질 식별

호주 시드니대학교의 케이틀린 피니(Caitlin Finney)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이는 APOE ε4 유전자 보유자와 관련된 뇌척수액 및 혈장 단백질의 특징을 밝혀냈습니다. 이 유전자는 알츠하이머병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전측두엽 치매, 루게릭병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질병의 ‘지문’을 찾아내는 과정으로, 특정 단백질 패턴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2. 파킨슨병 및 전측두엽 치매의 바이오마커 발견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의 카를로스 크루차가(Carlos Cruchaga)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전측두엽 치매 환자에게서 특이한 혈장 바이오마커와 단백질 특성을 확인했습니다. 이 세 질환의 공통 메커니즘과 구별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질병별 맞춤 진단법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3. 인지 기능과 노화 관련 단백질 변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토니 위스-코레이(Tony Wyss-Coray) 교수팀은 뇌척수액과 혈장 내 단백질 수치 변화가 인지 건강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새로운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뇌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혈압계처럼, 단백질 데이터를 통해 뇌 건강을 모니터링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4. 국제 협력과 데이터 공유의 중요성

GNPC는 데이터 공개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이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2025년 7월 15일부터 전용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접근이 가능하며, 향후 최소 1만 개의 생체 시료를 추가로 분석해 데이터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왜 이 데이터세트가 중요한가?

1. 조기 진단의 가능성

신경퇴행성 질환은 증상이 뚜렷해질 때 이미 뇌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GNPC의 데이터세트는 혈액이나 뇌척수액에서 특정 단백질 패턴을 분석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에서 특정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낮게 나타난다면, 이는 질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2. 치료법 개발의 가속화

데이터세트를 통해 식별된 단백질은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가속화한다면, 이를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Nature Medicine 기고문에서 “혈액 기반 진단 검사와 항체 치료제 같은 획기적 진전이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이 데이터세트가 알츠하이머병 진단이 더 이상 ‘사형 선고’가 아닌 날을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 글로벌 협력의 모델

GNPC는 23개 연구기관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공유했습니다. 이는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에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빌 게이츠는 “GNPC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협력할 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라고 평가했습니다. 


데이터세트의 활용 사례와 전망

1. 혈액 기반 진단의 혁신

혈액 검사는 비침습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진단 방법입니다. GNPC 데이터세트를 통해 특정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식별함으로써,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가능성이 큽니다. 

2. 개인 맞춤형 치료

단백질 데이터는 환자마다 다른 질병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어, 같은 알츠하이머병이라도 환자마다 단백질 패턴이 다를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법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3. 노화 연구와의 연계

GNPC의 데이터는 신경퇴행성 질환뿐만 아니라 노화 전반에 걸친 연구에도 활용됩니다. Nature Aging에 게재된 논문은 단백질 데이터가 장기 노화와 질병 간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4. 미래 연구 계획

GNPC는 2단계 연구를 통해 최소 1만 개의 추가 생체 시료를 분석하고, 다양한 지역과 생활 방식 데이터를 포함할 계획입니다. 이는 데이터의 다양성을 높여 더 포괄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빌 게이츠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의 예산 삭감으로 인해 데이터 수집이 중단될 위험을 경고하며, 지속적인 연구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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