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i는 단순히 인터넷 연결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Wi-Fi 신호를 활용해 사람을 식별하는 WhoFi 기술이 일상 생활에 적용되면, 보안, 스마트 홈,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기대됩니다.
WhoFi란 무엇인가?
WhoFi는 Wi-Fi 신호의 채널 상태 정보(CSI, Channel State Information)를 분석해 사람을 식별하는 기술입니다. Wi-Fi 신호가 사람의 신체를 통과하거나 반사될 때 발생하는 고유한 신호 변화를 이용하며, 마치 각 사람이 자신만의 지문처럼 고유한 신호 패턴을 생성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소지하지 않아도, 심지어 벽 뒤에 있어도 사람을 식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 차별화됩니다.
2025년 7월 17일, 이탈리아 로마의 라 사피엔자 대학교(Sapienza University of Rome) 연구진인 다닐로 아볼라(Danilo Avola), 다니엘레 판논(Daniele Pannone), 다리오 몬타니니(Dario Montagnini), 에마드 에맘(Emad Emam)이 arXiv 프리프린트 서버에 논문("WhoFi: Deep Person Re-Identification via Wi-Fi Channel Signal Encoding")을 발표하며, 최대 95.5%의 정확도로 사람을 재식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AI)과 Wi-Fi 신호의 물리적 특성을 결합해 높은 성능을 달성했습니다.
WhoFi의 작동 원리
WhoFi는 Wi-Fi 신호의 채널 상태 정보(CSI, Channel State Information)를 활용해 사람을 식별합니다. CSI는 Wi-Fi 신호가 전송되는 동안 환경(사람, 벽, 가구 등)에 의해 변형된 데이터를 포함하며, 사람의 신체적 특징(체형, 움직임, 걸음걸이)에 따라 고유한 패턴을 형성합니다. WhoFi는 딥러닝 기반 아키텍처를 사용해 CSI 데이터를 처리하며,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신호 수집:
Wi-Fi 라우터나 액세스 포인트(AP)가 주변 환경에서 반사된 신호를 수집합니다.
논문에서는 IEEE 802.11n/ac 표준을 따르는 상용 Wi-Fi 장치(예: Intel 5300 NIC)를 사용하며, 주로 5GHz 대역에서 동작합니다. 5GHz 대역은 높은 대역폭과 낮은 간섭으로 CSI 데이터의 품질을 향상시킵니다.
CSI 데이터는 시간 도메인, 주파수 도메인, 공간적 변조(MIMO 안테나를 통한 다중 경로 신호)를 포함하며, 사람의 신체적 특징에 따라 고유한 신호 변화를 기록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걸을 때 발생하는 도플러 효과는 신호의 주파수와 진폭에 미세한 변화를 일으킵니다. 논문에서는 이를 "CSI amplitude variations"로 설명하며, 신호의 세기와 위상 변화를 분석합니다.
데이터 전처리:
수집된 CSI 데이터는 환경적 간섭(예: 벽, 가구)이나 기기 노이즈로 인해 왜곡될 수 있습니다. WhoFi는 이동 평균 필터(Moving Average Filter)와 주성분 분석(PCA, 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을 적용해 노이즈를 제거하고 데이터의 핵심 특징을 추출합니다.
PCA는 고차원 CSI 데이터의 차원을 줄여, 걸음걸이, 신체 크기, 움직임 패턴과 같은 주요 특징을 강조하며 처리 속도를 높입니다. 논문에 따르면, PCA는 데이터의 95% 이상 분산을 유지하도록 설정되어 정보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추가로, 논문에서는 Butterworth 필터를 사용해 주파수 대역별 노이즈를 제거하며, 특히 0.3Hz~50Hz 범위의 신호를 분석해 인간 움직임과 관련된 데이터를 선별합니다.
패턴 추출 및 인코딩:
WhoFi는 Convolutional Neural Network(CNN) 기반의 딥러닝 인코더를 사용해 CSI 데이터에서 사람의 신체적 특성(체형, 걸음걸이, 자세)을 반영한 고유 패턴을 추출합니다.
CNN 아키텍처 세부사항
입력 레이어: CSI 데이터는 2D 행렬(시간 × 부반송파(subcarrier)) 형태로 입력됩니다. 예: 100ms 간격으로 수집된 30개 부반송파 데이터.
컨볼루션 레이어: 다중 컨볼루션 레이어를 통해 시간적, 주파수적 특징을 추출합니다. 각 레이어는 3x3 필터와 ReLU 활성화 함수를 사용해 비선형성을 추가하며, 신호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합니다.
Residual Connections: 복잡한 신호 패턴을 학습하기 위해 잔차 연결(ResNet 구조)을 도입, 모델의 학습 안정성과 깊이를 강화합니다. 이는 CSI 데이터의 장기 의존성을 학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Attention Mechanisms: 신호의 중요한 부분(예: 걸음걸이의 특정 주파수 패턴)에 가중치를 부여해 식별 정확도를 높입니다. 논문에서는 self-attention 메커니즘을 사용해 시간적 변화에 민감한 특징을 강조합니다.
출력 레이어: CNN의 최종 레이어는 L2 정규화된 벡터를 생성해 각 개인의 고유 식별자(시그니처)를 형성합니다. Softmax 함수를 통해 클래스별 확률을 계산하며, 식별된 개인을 분류합니다.
이 모델은 NTU-Fi 데이터셋(공공 Wi-Fi 기반 사람 식별 데이터셋)을 사용해 학습되었으며, 최대 95.5%의 재식별 정확도를 달성했습니다. NTU-Fi 데이터셋은 다양한 환경(실내, 다중 사용자)에서의 CSI 데이터를 포함하며, 모델의 일반화 능력을 강화합니다.
CNN은 마치 사진 속 얼굴을 인식하는 시스템처럼, Wi-Fi 신호의 "패턴 사진"에서 고유한 특징(예: 걸음걸이의 리듬)을 골라냅니다.
재식별:
생성된 식별자는 다른 시간이나 위치의 Wi-Fi 신호와 비교해 동일인을 식별합니다.
**시불변성(time-invariance)**을 보장하기 위해, 모델은 시간 경과에 따른 신호 변화(예: 조명 변화, 환경 변화)에 견디는 강건한 알고리즘을 사용합니다. Siamese Network 구조를 활용해 신호 간 유사성을 비교하며, 동일인 여부를 판단합니다.
실험에서 WhoFi는 다중 사용자 환경(최대 10명)에서도 90% 이상의 정확도를 유지했습니다. (예: 같은 사람이 아침과 저녁에 다른 환경에서 측정된 신호에서도 일관되게 식별되었습니다.)
기술적 세부사항
하드웨어: 상용 Wi-Fi 장치(예: Intel 5300 NIC)로 구현 가능, 별도 하드웨어 수정 불필요.
데이터 처리: 초당 수십~수백 샘플의 CSI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 논문에서는 100ms 간격으로 데이터를 수집.
환경 적응성: 5GHz 대역의 높은 투과력으로 벽이나 장애물 통과 가능. 논문에서는 최대 2m 두께의 벽에서도 신호 분석 가능성을 보고함.
WhoFi의 활용 사례
WhoFi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1. 보안 및 감시
공공 장소에서 의심스러운 행동 실시간 감지(예: 공항, 기차역). CCTV와 달리 조명이나 시야 제약 없이 작동.
2. 스마트 홈
거주자 식별로 맞춤형 서비스 제공(예: 조명, 온도 조절). 예: 아이가 방에 들어오면 밝은 조명, 어른이면 따뜻한 조명 자동 설정.
3. 의료 및 복지
비접촉으로 노인 낙상 사고 감지, 환자 행동 모니터링. 병원에서 비정상 움직임 포착.
4. 마케팅 및 리테일
고객 이동 경로 분석, 맞춤형 광고 제공. 예: 자주 방문하는 매장 구역에 맞춘 할인 쿠폰 전송.
기술적 한계와 우려점
기술적 한계
환경적 간섭: 금속 구조물 등 간섭이 심한 환경에서 정확도 저하.
컴퓨팅 요구: 다중 사용자 식별 시 높은 처리 능력 필요.
초기 비용: 고성능 Wi-Fi 장비와 AI 시스템 구축 비용.
윤리적 우려
프라이버시 침해: 동의 없는 추적 가능성, 감시 자본주의 논란.
데이터 보안: 식별자 유출 시 신원 도용 위험. 강력한 암호화와 투명한 정책 필요.
WhoFi와 기존 기술의 비교
항목 | WhoFi | 얼굴 인식 | 지문 인식 |
---|---|---|---|
비접촉 여부 | O (비접촉) | O (비접촉) | X (접촉 필요) |
장애물 투과 | O (벽, 옷 등 투과 가능) | X (시야 확보 필요) | X (직접 접촉 필요) |
장치 의존성 | X (스마트폰 불필요) | O (카메라 필요) | O (스캐너 필요) |
정확도 | 최대 95.5% (NTU-Fi 데이터셋) | 99% 이상 (최적 조건) | 99% 이상 |
프라이버시 우려 | 높음 | 높음 | 중간 |
WhoFi는 비접촉성과 투과성에서 강점을 가지지만, 최적 조건에서의 얼굴 인식보다 정확도가 약간 낮습니다.
WhoFi의 미래와 전망
Wi-Fi 6E와 7의 상용화로 WhoFi의 실시간 성능과 정확도가 향상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프라이버시와 보안 문제를 해결해야 대중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명한 데이터 정책: 사용자 동의 필수.
강력한 암호화: 식별자 보호.
규제 준수: GDPR 등 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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